20100611

잎의 일년






잎의 일년
나의이야기를 들어보세요...
겨울이 지나고 해가 길어져 갑니다.
바람도 이제는 살랑살랑 내 몸을 간질이고 지나갑니다.
멀리 땅으로부터 신호가 왔습니다. 이제 물을 보낼 준비를 하겠노라고
곧, 우리는 밝은 곳으로 나갈 것입니다. 봄입니다.
겁질을 뚫고 나옵니다. 세상은 밝고 바람 또한 시원합니다.
나는 몇 개월 동안
몸에 있는 물을 배출하는 일(증산작용),
빛을 이용해 양분과 산소를 만드는 일(광합성작용)
숨쉬는 일(호흡작용)을 해야 합니다.
꽃이 피는 봄,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단풍드는 가을이 옵니다.
다람쥐들은 열매를 모으기 위해 분주합니다.
엽록소가 없어지고 내 본연의 색인 황토 빛 피부가 나타납니다.
사람들은 단풍들었다 하지요.
이제 다시 내년을 준비해야 합니다.
나는 신갈나무 잎입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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